본문 바로가기

이쌤생활의 이해/세상얘기

전의경 가혹행위 '깨스' 부대해체도 못막는다!


연평도 도발사건, 군복무기간 재조정, 전의경 백혈병 사망 그리고 가혹행위로 인한 부대이탈로 또 한 번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오빠 동생 또는 아들들이 군대에서 얼마만큼 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2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그것도 못 견디며 사회에 나와서 어떻게 살아갈꺼냐구요? 나라를 지킨다는 생각보다는 나의 미래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군대에 가는 이들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현오 경찰청장께서는 전의경 구타 시 또는 관리 안 되는 부대는 해체와 동시에 가혹행위를 근절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이야기 하셨지만 저는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찌르고 날리기'로 결국 제자리걸음)
* 가혹행위 거짓신고 또는 부풀려 신고 후 편한 자대로 전출 : 고참이 되도 대우안해줌

남자들의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것들 3가지, 1.폭력(구타) 2. 여자(여자얘기) 3. 폭언(욕설) 을 말하고 싶습니다. 인정하긴 싫지만 군대에서도 사회에서도 법의 효력 안팎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항목들이 2007~2009년도 당시 제가 의경으로 복무할 때도 버젓이 기본적으로 행해지던 깨스(가혹행위)입니다.

저는 시위진압이 아닌 시설경호경비를 주 업무로 하는 부대에서 근무를 했었고 단독중대라서 타 부대원들과 만날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가혹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기본적인 이유는 '보복성'에 있습니다. 신병때 엿같이 당했으니까 고참이 되어서 내 아들군번한테는 잘해줘야지 하면서 꾹꾹 참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마가 되어있습니다.

고참이 되어보니 나를 괴롭히던 선임기수들은 하나둘씩 만기전역을 하고 여자친구도 떠나가고 TV나 게임도 재미없어지면서 본격적으로 후임기수들을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개구리가 올챙이적을 생각 못하듯 고참이 되었을 때는 신병때의 마음다짐을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여자 아이 셋 이상이 모이면 왕따를 시키고, 남자 아이 셋 이상이 모이면 주먹다짐을 합니다. 가혹행위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제 생각에는 전의경이 못해도 5명은 더 죽어야 어느 정도 근절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억지 같은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전의경출신예비역들은 이해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난 코카콜라만 마신다고 몇번 얘기했냐, 니 위로 내 밑으로 다 집합!

실제로 고참들에게서 물려받은 가혹행위 이외에 개인적으로 만들었던 가혹 행위도 있었습니다. 같이 근무를 서는 후임에게 제 가족의 차번호나 여자친구의 생일 또는 전역 D-day날짜를 알고 있지 못하면 근무교대를 안 해주거나 바로 위의 선임을 때리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주면서 매 순간 긴장하도록 했었습니다.

*사역 : 사람을 부리어 일을 시킴. 또는 시킴을 받아 어떤 작업을 함.

- 별접기 사역(종이접기 지인 선물용)
- 초코바 한자리에서 20개먹기(토할 때까지 먹인다)
- 무전기 배터리 교채시 배터리에 혀 대기(약2.2볼트 )
- 한자리에서 줄담배 20개 피기(담배를 못 피게 하는 일은 없음)
- 근무교대시 중식 5분 만에 먹기(근무 교시시간까지 합해서 5분)

범죄자들이 감옥에 가서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새로운 범죄를 배워온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지만 세상은 싸잡아 욕하기를 좋아합니다. 실제로 가혹행위를 해봤는데 아무런 죄의식도 느낄 수 없었고 오히려 당당했습니다. 사람의 양면성, 이래서 항상 화를 안내는 착한사람이 더 무섭다고 하나봅니다.

 



307전경대가 해체되면서 전의경의 꽃 '기율'또한 전격적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전의경 후배님들은 중대간 자존심싸움 때문에 쓸데없는 악습 이어가면서 말도 안 되는 가혹행위로 군기잡지 말고 변화하는 전의경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