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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쌤생활의 이해/이쌤얘기

난생처음 술마시고 음주측정했던 사연



내가 술을 마셨었었나??


2009년 제대를 하고 어머니께 운전을 배운뒤 뒤늦게 운전면허를 땄습니다. 대부분 아버지들께서 운전을 가르켜주시는데 저희 아버지는 차는 타고 다니셔도 본인이 운전은 하지 않으신은 분입니다^^; 그러면서 늘 가족걱정을 하시죠~ 어머니를 집에 모시고 오는길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여보세요? 아들왔다면서~ 저녁 같이 먹는거 어때요?"
"오랜만이네요 ~ 아들한테 물어보고 다시 전화할께요~"


어머니의 친구분께 걸려온 전화였습니다. 카센터를 운영하시는데, 아저씨와는 어머니와 등산을 할때 처음 뵈었습니다. 제가 독감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아산에서 대전까지 와서 병원비도 내주시고 인생이야기도 해주시고 가끔 용돈까지 주시는 멋진분이세요^^

최근에 카센터를 그만두셨다는 얘기를 들은터라 그 얘기도 듣고 인사도 드릴겸 아저씨를 만나러 갔습니다. 

'원래 남자들은 그때 그때 만나는거 좋아하잖아요 ~ 약속하고 만나면 소개팅이지 ~ 안그래요? 즉흥적으로 만나는 우리는 행복한겁니다!'

고기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술을 시키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술을 자주 먹은터라 이번에는 제가 어머니께 양보하고 운전을하려고 마음 먹었지요. 집에서 나올때 냉장고에 있던 맥주를 생각하면서 꾹 참고 있었는데 조금만 마시라고 술을 따라 주셨습니다.

"너는 운전해야되니까 딱 한잔만 따라주는거야!"
"아저씨도 참, 오늘 같은날 마셔야되는데..."


한잔이 한병되고 한병이 세병되고 그래야 정상인데 어른들이 계시니 한잔을 비운디 그 잔속에는 자연스럽게 사이다가 들어 있었습니다 -_-;; 최근 일본유학중인 딸 이야기, 카센터 사업을 접고 다른일을 하게 된 이유 등등 많은 이야기 속에서 저를 뜨끔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아저씨도 젊었을 때는 술을 좋아해서 별명이 갈때까지 가는놈이였단다, 그런데 아저씨보다 술을 더 자주 마시던 친구랑 몇년만에 술을 마셨는데 음식을 제대로 못먹는거야~ 그래서 이유를 물어보니까 치아가 상해서 틀니를 꼈다지 뭐야~ 그러니까 너도 앞으로 술 조금만 먹고다녀~ 간에도 안좋고 술많이 마셔봤자 필름만 끊기니까!"

저는 이상하게 또래친구들 보다는 어른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더 즐겁습니다. 인생, 삶이라는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 그것들은 그 어디에서도 배울수도 느끼지도 못하는 것들이기 때문이죠.

열대야속에서도 연탄불에 고기를 구어먹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오랜만에 먹은 소고기 맛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헤헤~

'맥주 한잔은 괜찮겠지~ 나도 군복무할때 음주단속 해봤잖아 지금 시간은 단속할 시간도 아닌데 뭘' 속으로 중얼거리며 자연스럽게 시동을 걸고 주차된 차를 빼왔습니다. 아무생각없이 아저씨집으로 향하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막히는 겁니다.
'이상하다 여기는 도로가 커서 차가 안밀리는 곳인데 사고라도 났나?'

에어컨을 더 세게 틀어가며 뒷자석에 계신 어머니가 주신 사탕을 받아먹고 있는데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차량이 라이트를 깜빡거리며 지나갔습니다. '이상하다 내가 쌍라이트라도 켰나? 뭐지~' 시계를 보니 PM 22:15분 '집에도착하면 11시가 넘겠다 아저씨 모셔다 드리고 빨리 집에가서 냉장고에 있던 맥주 먹어야지'

그런데 안전밸트를 안하고 계시던 아저씨가 갑자기 밸트를 매는 동시에 말하는 겁니다.
"어~ 지금 음주단속하나보다~ 아 이거 큰일인걸~ 만약에 걸리면 이 아저씨가 **한테 정말 못된짓을 한건데... 오른쪽으로 고개 돌리고 후후 하고 입김 한번 불어봐"
"네? 입김불어보라구요?"(시키는 대로 오른쪽에 대고 몇번 후후 불었습니다)
"아들 그러길래 내가 머라고 했어 먹지 말라고 했지! 대리부를껄... 어쩐지 느낌이 안좋더라... 거기 조수석보면 껌있으니까 빨리 껌이라도 씹어!"

'두분 다 왜그러시지? 난 술안먹고 사이다만 먹었는데...'
차들이 제 시야에서 하나 둘 사라지고 불과 2M앞에서 경광등이 빤짝이는걸 보았습니다.
그때까지도 상황파악이 안되었던 저는 처음으로 음주측정을 할 생각을 하니 설레기까지했습니다. '아 ~ 면허따고 드디어 처음으로 음주측정인가~ 난 다른사람들처럼 음주측정 거부하거나 소심하게 불지말고 떳떳하게 후~ 하고 크게 불어야지'


드! 디! 어! 경찰관과 마주한 순간, 있는 음주측정기를 향해있는 힘껏 후~ 하고 입김을 불었습니다. 순간 정적이 흐르고 귓가에 들리는 한마디 "수고하십쇼" 아무렇지도 않게 엑셀을 발고 있었는데 연료통에 불이 깜빡 거리는게 보여서 "엄마 기름 어디서 넣을까?" 라고 묻자 이런 대답만 되돌아 왔습니다.

"너 심장이 벌렁벌렁 하지 않니? 엄마는 아직도 심장이 쿵쿵뛰는거 같은데~ 휴~"
"네? 왜요? 나 아무짓도 안했는데..."
"너 아까 술마셨잖아~ 어떤사람은 술 한모금을 마셔도 걸린다고!"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제가 술을먹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음주측정을 당했다(?)는 것을.. 그것도 운전면허를 따고 난생처음 해보는 음주측정인데-_-;; 후배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되서 면허가 취소되고 2년동안 면허를 못딴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이마에는 식은땀이.. 내가 어떻게 딴 면허증인데 T_T..

최근에 술을 너무 자주 마셔서 맥주를 마셨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는 음주측정기에 대고 떳떳하게 자신있게 '후~'하고 불어버린 거죠. 다행히도 음주단속에는 걸리지 않았지만 정말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난생처음 술마시고 음주측정했던건 안자랑! 난생처음 술마시고 음주측정했는데 안걸린건 자랑! 농담이구요 ~ 음주운전 타인과 나를 위해서 절대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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